제주살이 첫 봄을 맞았던 지난 2018년에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고 주말에 다녀 오려고 운진항을 찾았는데 배편을 예약하지 않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
제수살이 2년차인 올해는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아직 진행 되기 전인 3월 19일에 가파도를 다녀 왔다.
가파도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 남쪽으로 5.5km 덜어져 있는 가오리 모양의 작은 섬인데 하멜 표류기의 하멜 선장이 난파 되었을 것으로 추정 되는 곳이 가파도라고 한다.
제주의 우도가 땅콩으로 유명 하다면 가파도는 17만평의 청보리 팥에서 생산 되는 청보리가 특산물이자 상징이어서 벌써 1년째 가파도 청보리축제를 이어 오고 있다. (2019년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3월 30일 부터 5월 12일까지)
가파도를 가기 위해서는 운진항에서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을 사전에 예약 해야 하는데 마라도행 정기 여객선은 인터넷 예약이 가능한데 가파도는 전화 예약만 가능하다.( 가파도 정기 여객선 전화 예약 및 문의 064-794-5490~3)
가파도를 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날씨와 미세먼지르를 포함해서 이틀 전인 일요일에 전화로 예약을 했다.
출발 30분 전에는 도착해서 티켓을 구입을 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고 막히는 길이 없어 제주시에서 출발해서 40분도 안되어서 운진항에 도착 했다.
운진항 여객터미널 안에 있는 곳에 가서 승선권에 인적사항을 먼저 적고 신분증과 함께 예약한 내용을 확인 했다.
원래 성인 기준 12,100원인데 제주도민은 1,400원이 할인 되어 10,700원이고 해양국립공원 입장료도 면제 된다. ^^;
결제를 한 후에 왕복 여객선 티켓을 받게 되는데 매표소에서 인적사항을 적은 승선권을 내면 승선권에 전산 입력 되어서 따로 소지 않아도 된다.
가파도와 마라도는 우도와 다르게 숙박을 하지 않으면 입도와 출도 시간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나의 경우는 11시 예약이어서 가파도에서는 14시 20분에 출도를 해야 했다.
11시나 12시에 운진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점심 식사 시간을 포함해주어서 한시간 정도 더 체류 할 수 있다.
시간이 넉넉 하고 밖에 바람도 쎘지만 대합실 보다는 밖에 나가서 배가 들어 오는 것을 구경 했다.
막 선착장에 도착 했을때 운진항에서 가파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 블루레이 2호가 들어오고 있었다.
가파도 정기여객선은 1, 2층 구조 100명 정도의 여객이 승선 할 수 있는 배였다.
정시에 가파도로 출발하는 블루레이 2호~
이날 파도는 1.5미터 정도라고 했는데 배에서 파고를 느낄만한 움직임은 없었다.
운진항에서도 보일 정도로 가까운 가파도는 5.5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우도에 들어 갈때 처럼 옛 여행의 추억이 떠올랐는데 이번에는 푸켓에서 피피섬을 가는 배를 탄 기억이 났다.
미세먼지와 대기 상태가 좋음으로 표시 된 날인데 산방산쪽을 보면 대기가 뿌옇게 보이는게 수증기인 줄 알았는데 이날 저녁에는 미세먼지 나쁨, 외출금지로 바뀌었다.
뭔가 예보는 커녕 실시간 반영도 늦는 건 아닌지...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정도만에 가파도 상동항 선착장에 도착 했다.
가파도 상동항은 운진항과 다르게 배가 접안 할 수 있는 선착장만 있었지 별다른 시설이 없었다.
부두를 따라 조금 걷자 가파도 표지석과 손을 내밀며 환영하는 돌하루방을 볼 수 있다.
가파도는 제주 올레길 10-1 코스이기도 하다.
제주 올레길 10-1은 가파도 상동포구 부터 시작 되는데 나의 첫 제주 올레길 코스가 되었다.
10-1 안내판과 함께 파란색 간세 모양에서 올레 패스포트에 찍는 스탬프가 들어 있다.
제주 올래 패스포트는 올레길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 중의 각 각의 코스를 종주 했다는 스템프를 모두 찍으면 완주증서와 기념 메달을 제공 받는다. 올레길 완주가 쉽지 않은게 가파도는 물론 우도, 차귀도까지 제주도에 부속된 섬의 올레 코스까지 모두 완주해야 한다.
제주에 있는 동안 시간 날때마다 올레길을 다녀 보려고 제주 올래 공식 온라인몰에서 패스포트를 주문 했고 배송비를 아끼고자 서울에 다녀 올 일이 있을때 제주 공항 제주 올래 안내소에서 직접 수령을 했다.
나의 첫 제주 올레길이 가파도에 있는 10-1 코스에서 시작 됐다.
처음 올레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찍는 건데 잘 못 찍어서 다시 찍어야 했다. ㅠㅠ
가파도 상동포구에서 오른쪽 해안도로 부터 올레길 10-1 코스는 시작 된다.
제주를 비롯 가파도에는 무속신앙이나 토템미즘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올레길을 걷다가 제일 처음 만난 곳이 상동마을 할망당으로 가파도 주민들이 1년에 한번씩 객지로 나간 가족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를 올리는 장소라고 한다.
상동할망당 옆으로 워터슬라이더 같은게 보였는데 상동포구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중간에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랐는데 올레길은 이렇게 길을 표시하는 안내판이 있다.
파란색 방향이 정방향, 오렌지 색이 역방향이라고 한다.
그리고, 코스 곳 곳에 파란색과 주황색 리본이 묶여 있는 곳이 있어 올바른 코스를 가는지 안내를 해주고 있다.
올레길 초보라 풍경에 현혹 되어 코스를 잃고 엉뚱한 길로 갈뻔 했다. ㅡ,.ㅡ;
상동포구 마을을 지나는 올레길 초입에 수제 핫도그집이 있어 반대편 하동항 선착장에서 식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꺼 같아서 핫도그를 사먹었다.
길거리 음식을 군것질 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인데.....
맛은 동네 분식집 핫도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스위스 인터라켄 융프라후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먹은 신라면이 인생 컵라면이 되어서 한껏 기대 해봤지만 인생 핫도그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 하다. ^^;
올레길을 마을 빠져 나와 돌담길 따라 다시 해안도로로 계속 되었다.
이제 제주 어디에서도 유채꽃을 볼 수 있다.
가파도에는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바위가 많이 있다.
보름 바위, 고냉이돌, 까마귀돌이 가장 대표적인데 함부러 바위 위에 올라가거나 하면 큰 바람이 부는 재앙이 일어나서 금기시 한다고 한다.
일몰전망대에 도착 했을 때 건너편 마라도가 보인다.
예약 시간을 변경해서 마라도도 다녀 올까 생각 했는데 그러면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촉박 할꺼 같아서 변경하지 않았는데 마라도는 다음에 다녀 오는 걸로~
다음 주말 청보리 축제를 앞두고 있어서 섬 중앙의 청보리 밭이 녹색의 물결을 일렁이고 있었다.
17만평의 가파도 청보리 밭은 거의 섬의 절반 이상 되는 면적에서 재배 되고 있는 것 같다.
올레길 코스대로 가도 소망전망대에 갈 수 있는데 또 올레길 코스를 무시하고 소망 전망대를 먼저 찾았다. ㅡ,.ㅡ;
소망전망대는 매우 낮은 해발 20미터에 높이 2.5미터 조성된 전망대인데 워낙에 해발이 낮은 가파도 여서 그런지 가파도 전체를 둘러 볼 수 있을 정도다.
바로 옆에 몽골의 게르가 있어 왠 뜬금 없는 게르인가 했는데 소망전망대에 소원 리본을 적는 장소라고도 한다.
게르가 뜬금 없긴 해도 제주도가 예전 몽골군의 병참기지 중에 하나였으니 그것 또한 아픈 역사긴 하지만 아예 뜬금 없진 않은 것 같다.
소망전망대에서 바라 본 모슬포와 운진항
소망전망대 바로 옆에는 유채꽃 밭이 조성 되어 있다.
바람 많은 제주도라지만 가파도는 특히 바람이 많은 것 같다.
내가 간 날도 바람이 아주 많이 불었다.
제주도 곳 곳에 많은 풍력 발전기가 있는데 가파도도 소망전망대 주변으로 풍력 발전기가 설치 되어 있다.
소망전망대 근처 쉼터에 있는 돌하르방과 조각상
소망전망대에서 나와 다시 올레길의 본래 코스로 돌아와서 다시 돌았다.
뭐 이 자체도 좋았지만 덕분에 남들보다 더 많이 걸어야 했다. ㅠㅠ
올레길 10-1 코스는 가파도를 가로 지르며 아주 넓은 푸른 청보리 밭을 지나게 된다.
바람에 물결치듯 일렁이는 청보리 밭이 너무 좋아서 동영상으로 담았다.
가파도를 가로지르며 청보리 밭을 지나다 보면 멀리 송악산과 산방산, 형제섬, 한라산이 보이게 된다.
분명 미세먼지 좋음 이었는데 이날 한라산은 잘보이지가 않았다. ㅠㅠ
날씨가 좋다면 이렇게 가파도에서 보는 제주의 풍경이 가파도를 찾을 매력이 아닐까?
송악산쪽을 마주 보는 해안도로로 올레길을 계속 이어진다.
어멍과 아방이라는 부부 바위가 있었고 그 뒤로 송악산과 산방산이 보인다.
해안도로를 걷가가 선인장 같이 생긴 식물의 군락을 보게 되었는데 혹시 이게 백년초인가 했더니 백년초가 맞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사가는 쵸콜릿 제품군에 들어 가기도 하는데 백년초를 태어나서 직접 본 것도 가파도에서 처음이다.
섬을 거의 반바퀴를 돌아 하동포구와 하동마을에 도착 했다.
마라도 만큼은 아니지만 가파도에도 해물짜장면과 해물짬뽕을 파는 중식당이 몇개 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배고파서 뭐라도 점심 식사를 먹어야 했기에 그 중 유명한 중식당에서 해물짜장면을 주문 했다.
작은 게 튀김과 새우, 문어, 가시리 등이 들어간 해물짜장은 보기에는 먹음직 스럽게 보였다.
짜장면을 비비지자 녹색 면발이 나왔다.
짜장면의 짜장맛은 마치 오X기 3분짜장과 같은 맛이었고 몇 몇 해물 토핑 외에는 짜장에 들어간 재료에서는 풍부한 해물이나 바다내음을 즐길 수 없었다.
배가 고팠는데도 이정도니 역시나 가파도에서 먹은 짜장면도 인생 짜장면이 되기에는 많이 부족 했다. ㅠㅠ
올레길 10-1 완주 스탬프를 찍는 곳을 지나쳐서 가파초등학교까지 가고서야 스템프를 찍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다시 하동포구의 치안센터 앞에 가서 완주 스템프를 찍었다.
올레길 10-1 완주 스템프는 가파도의 청보리다.
이렇게 인생 첫 제주 올레길인 10-1 코스를 완주 했다.
다시 가파도 상동포구 선착장으로 돌아 왔을때는 20여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상동마을쪽에 대합실 같은 곳이 있었긴 하지만 강한 바람을 맞으며 선착장 앞에서 배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배가 들어오고 비교적 앞자리 창가쪽에 앉았다.
운진항에서 출발할때는 배의 왼쪽 창가쪽이 풍경이 좋고, 반대로 가파도를 떠날때는 배의 오른쪽이 풍경이 좋다.
코스 가이드 ( Course Guide) | |||
코스명 |
코스 길이 |
난이도 | |
10-1 가파도 |
4.2 Km |
하 | |
· 맑은 날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산방산, 송악산, 형제섬, 한라산이 절경 · 봄에 즐길 수 있는 17만평의 청보리 밭의 물결 · 올레길 시작점과 종료점에 만 슈퍼, 식당이 있으니 물과 음료수, 간식은 미리 챙기는 것이 좋음 · 소망전망대는 올레길 중간에 지나 갈 수 있으니 소망전망대 표지판을 따라 코스를 이탈 할 필요 없음 | |||
가파도는 한번쯤은 가볼만큼 맑은 날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풍경이 좋다.
가파도 청보리가 물결치는 풍경을 보려면 가파도 청보리 축제기간에 가면 좋겠지만 복잡한 것을 피할려면 축제 전, 후로 다녀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번 정도 가볼 만 한 곳이고 올레길 종주를 위해서 가봐야 할 곳인데 나의 인생 첫 올레길 10-1 코스를 선택 했으니 다시 찾게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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