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주말에 올레길 14코스를 다녀오고 지난 주말에는 올레길 4코스를 다녀왔다.
일주일만에 정반대의 코스를 다녀오게 되었는데 제주살이를 하고 있으니 가능한 코스 설계이다. ^^;
지난주 금요일부터 제주도에는 일요일 오전까지 미세먼지가 계속 나쁨이었다. ㅠㅠ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다가 지난주까지는 주말 밖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 미세먼지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약해진 일요일에 올레길 4코스를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올레길 4코스는 유명한 관광명서도 없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올레길 4코스의 종료지점인 남원포구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범일분식으로 갔다.
6개월전에 올레길 5코스 때 범일분식을 찾은 적 있었는데 들깨향이 느끼한 맛과 선지와 돼지 잡내를 없애줘서 맛있게 먹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범일분식의 순대국이 기대가 되었는데 만약 토요일에 올레길 4코스를 찾았다면 범일분식의 맛있는 순대국밥을 먹지 못할뻔 했다. ^^;
남원포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해서 거의 40분이 걸려서 표선환승정류장에 도착했고 거기서부터 4코스의 시작점인 표선해수욕장을 걸어 갔다.
해수욕 시즌도 끝났지만 날씨도 흐리고 미세먼지도 심해서인지 표선해수욕장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표선해수욕장에는 올레안내센터도 있는데 여기서 올레패스포트에 도장을 찍고 올레길 4코스를 시작한다.
오전 11시가 조금 못되어서 출발을 했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흐리긴 해도 비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우비는 가지고 다니지만 살짝 불안 했다.
다행히 비는 더 내리지 않아서 미세먼지만 없다면 적당히 걷기게 좋은 흐린 날씨였다.
표선해비치호텔 앞쪽으로 그래도 경치가 좋은 편이었다.
표선해비치호텔 숙박비가 꽤 비싸다고 들었는데 그나마 경치가 좋은 위치를 잡아서 그런 것 같다.
올레길 4코스는 대부분 해안가를 옆에 두고 걷게 되는데 주말이고 낚시하기 좋은 포인트가 많아서 곳 곳에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다쪽에서 팔뚝만한 물고기가 계속 튀어 오르는게 보여서 낚시 잘하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숭어라고 한다.
올레길 4코스의 대부분 코스는 이런 풍경이 계속 된다.
돌이나 빌레로 된 해안가를 따라 양어장이나 양식공장이 있는 어촌마을의 풍경이 지루할 정도로 계속 반복 된다.
올레길을 걷다 보니 해안가쪽에 파란 비닐로 된 쓰레기가 여기 저기 널부러져 있다.
이런 비슷한 쓰레기가 밀집되어 있는 모양새가 바람이나 태풍 때문에 밀려 온 거 같지는 않고 정황상 주변에 있는 공장이나 시설에서 버린 것 같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마을이나 밭, 바다를 지날때 느끼는 것이 쓰레기를 버리는 주체가 관광객 보다는 주민이 더 많은 것 같다.
밭 주변에도 비료포대나 막걸리병, 비닐봉투 등이 여기 저기 널부려져 있는 곳을 많이 봤다.
세화항까지는 비슷한 풍경이 계속 되다가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이 가까워 질 즈음해서 제법 산책길 같은 것이 조성되기 시작 한다.
중간에 대나무숲길도 만날 수 있고
대명 소노캄 리조트 근처에는 노란 꽃길도 걸을 수 있다.
해안의 모양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명 소노캄 리조트 안으로 연결되는 올레길은 관리가 잘된 산책길이어서 그런지 올레길 4코스 중에 가장 괜찮았다.
토산포구를 지나 수영장이 있는 곳에 공중화장실이 있어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잠시 쉬어 갔다.
야외 수영장 외에 다른건 별거 없는데 마주 보는 걸상이 있는 포토존이 있다.
중간 스탬프가 있는 토산2리 사무소쪽을 빼면 올레길 4코스는 거의 평지 해안길이다.
평지길이어서 그런지 이날은 생각보다 걷는 속도가 빨라서 중간 스템프를 찍는 곳까지 거의 2시간만에 도착 했다.
왜 올레길 4코스가 토산리를 돌아가게 설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귤밭과 밭이 공존하는 작은 마을이다.
신흥리포구를 지나 다시 해안가로 나왔다.
올레길 4코스는 여전히 일관되게 비슷한 풍경이 지루하게 계속 되고 있다.
태흥리 덕돌포구가 가까워지자 해안가게 개성있는 카페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 한다.
모그잔을 들고 있는 하루방 포토존을 보니 더 커피가 땡겼다.
좋은 풍경도 있지만 이런 작은 아이디어가 주변 카페를 먹여 살리는 것 같다. ^^;
작고 예쁜 카페 모카다방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저곳에서 커피를 마셔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 했다.
균형 잡힌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를 충분히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던 것을 시작으로 모카다방 사장님과 두시간 넘게 수다를 떨었다.
모카다방 사장님과의 수다 떠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2시 20분에 모카다방을 찾아서 4시 50분에 다시 길을 나섰다.
벌써 해는 기울었고 종료지점까지 6킬로 정도를 남겨 놓고 있었다.
올레길 4코스에 있는 여러 포구를 지나쳐 갔는데 그중에 태흥2리 포구가 가장 크게 느껴졌다.
제주도 옥돔이 유명한 데 태흥2리에서는 옥돔이 특산품인지 옥돔마을 조형물까지 있다.
남원포구까지 가는 거의 막바지에 해안가를 걷는 억새밭이 있다.
억새 맛집까지는 아니지만 제주의 가을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해는 거의 기울어서 넘어가기 직전이다.
지금까지 올레길을 걸으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종료지점에 도착하지 못한적도 없었고 서귀포 쪽에서 낙조를 본 적이 없었다.
모카다방 사장님과의 수다 덕분에 그래도 이렇게 서귀포 남원에서 낙조도 보게 되었다. ^^;
오후 늦게 미세먼지도 좋아지고 잔뜩 흐린 하늘도 개어서 해질무렵에야 한라산이 자태를 드러냈다.
해가 넘어가면서 멀리 문섬, 범섬의 실루엣이 보이는 것이 꽤 운치 있게 느껴졌다.
완전히 해는 넘어 갔다.
막판 6킬로를 걸으면서 너무 서둘러서인지 이쯤에서 해안돌길을 걸을때 새끼발가락에 물집도 잡히고 터지기까지 했다.
한동안은 발가락이 물집 통증 때문에 절뚝거리며 계속 종료지점까지 걸어야 했다. ㅠㅠ
거의 저녁 6시가 다 되어서 종료지점에 도착 했다.
올레스템프를 찍고 완주 인증~~~
올레길 4코스는 경치가 멋지거나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품고 있지 않고 19km 대부분이 작은 어촌 마을이어서 풍경도 비슷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가장 사진도 덜 찍을 정도로 풍경 자체는 비슷하고 지루한 곳의 반복이 많았다.
그래도 올레길 4코스를 초반에 범일분식의 맛있는 순대국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고, 중간에는 모카다방 사장님과 초면인데도 커피와 카페 이야기로 두시간 넘게 수다를 떨 수 있어 좋았다.
27개국을 여행하면서 특히 좋았던 여행지는 풍경이나 관광명소 보다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 더 기억이 남는 경우가 많다.
올레길 4코스가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코스는 아니지만 나중에도 모카다방과 범일분식은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날 것 같다.
코스 가이드 ( Course Guide) | ||
코스명 | 코스길이 | 난이도 |
4코스 (표선해수욕장~ 남원포구) |
19Km |
중 |
˙ 표선해수욕장부터 남원포구까지 19km 부터 해안가 평지길이어서 체력소모는 적지만 양식장과 작은 어촌마을의 비슷하고 지루한 풍경이 반복됨 ˙ 19km의 코스로 장거리 이나 중간에 오름도 없고 높낮이가 있는 코스가 아니어서 페이스 조절만 한다면 크게 힘들지 않고 시간을 단축 시킬 수도 있음 ˙ 코스 시작지점과 종료지점에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많고 중간 중간 조용하지만 괜찮은 카페가 많음 ˙ 올레길 완주가 목표가 아니라면 추천할만한 올레길이 아니지만 조용한 곳을 찾는 여행자에게는 추천 |
'제주 여행 > 제주 올레길 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레길 18-1 ] 제주도와는 다른 매력적인 섬, 추자도 올레 (0) | 2019.11.13 |
---|---|
[제주 올레길 7코스] 역방향 추천~ 서귀포 해안 절경을 가득 담은 서귀포~월평 올레 (0) | 2019.11.09 |
[제주 올레길 14코스] 월령리에서 한림항까지만 추천하는 비양도 맛집, 저지~ 한림 올레 (0) | 2019.10.27 |
[제주 올레길 10코스] 산방산 맛집이었던 올레길, 역방향 추천 화순~모슬포 올레 (2) | 2019.10.20 |
[제주 올레길 1코스] 성산 일출봉을 가득 품은 올레길, 시흥~광치기 올레 (0) | 2019.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