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던 바로 어제 제주 올레길 14코스를 다녀왔다.
제주살이를 하면서 올레길을 걷다 보니 특정한 순서 없이 그날의 컨티션이나 날씨에 따라 선택을 하는데 전체 26개의 올레길 중 14번째 코스로 선택 한 것이 14코스가 되었다. ^^;
한림항에 주차를 하고 출발지점인 저지리로 가기 위해 한림성당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는데 버스가 한시간에 한대뿐이다.
그나마 운이 좋아서 30분만 기다리면 되었다. ㅡ,.ㅡ;
정류장에서 30분을 기다려 785번 버스를 타고 또 30분을 달려 저지리에 도착 했다.
올레길 13코스의 종료지점, 14코스와 14-1의 시작점인 저지리에 벌써 3번이나 왔다.
근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바로 14코스를 시작했다.
지난번 13코스때 올랐던 저지오름과 잠깐 마주하고 옆으로 난 길로 빠져 버린다.
저지오름을 근처를 지나면서 뭔가 익숙한 과실이 익어 가는 것이 보였는데 감귤농장이었다.
제주살이를 하면서 벌써 2번째 맞이 하는 가을이다.
제주에서는 단풍보다 곳 곳에서 감귤이 노랗게 익어가는 것을 보며 가을을 느낄 수 있다.
꼬불꼬불 하게 좀 돌아가는 느낌이었지만 초반에는 평지길 위주여서 가끔 억새 숲길도 만나고 나쁘지는 않았다.
점 점 마을의 밭길을 걸어가는게 지루해져 갔는데 무려 이런 길을 초반에 6킬로 정도 걸어야 한다.
중간 중간에 무슨 숲길이라면서 억지로 코스를 개발했다며 만든 길은 돌무더기로 만든 길이어서 조심하지 않으면 발목 접질리기 쉬울꺼 같았는데 그냥 가면 너무 편할까봐 일부러 그런 돌길로 만든 숲길을 여기 저기 만들어 놨다.
이제 전체 26개 중 절반의 올레길을 걸었는데 정말 저지리와 연결된 13, 14, 14-1 코스는 나하고 안맞는 것 같다. ㅡ,.ㅡ;
5킬로 넘게 재미 없고 지루한 밭길과 돌무더기 밭길을 걷다가 건천이 하천 뚝방길을 따라 걸으면서 그나마 일직선의 편한 길을 걷게 된다.
올레길 주변에 선인장도 많아지고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초반의 지루한 밭길도 끝난다.
어떻게 제주도에 선인장이 들어 오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멕시코의 선인장이 제주도 월령리에서 자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제주도 곳 곳에서 선인장이 자라고 있지만 월령리에 가장 많은 선인장 군락이 있어 마을주민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기도 하고 관광상품화가 되어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월령리에 있는 올레길 중간 인증 스탬프를 찍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왼쪽으로는 멀리 신창해안풍차가 보였는데 바람이 무지 쎄게 부는 날임에도 위치 선정을 잘못해서 풍차들이 놀고 있다. ^^;
여기서 부터는 해안을 따라 올레길이 이어진다.
월령리 선인장 마을에는 해안가 선인장 군락지에 산책로를 조성해서 일반 관광객들도 찾아 오는 곳이다.
제주도에서는 백년초라 불리며 많은 상품으로 개발 되었는데 이렇게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선인장을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월령리다.
월령리 해안가에서부터 비양도가 보이는데 여기서부터는 길이 끝나는 한림항까지 지겹도록 비양도를 보며 걷게 된다.
월평포구를 지나 금능리의 마을길에는 아이들이 쓴 그림 일기 같은 것이 붙어 있어 마치 시화전이나 백일장의 느낌이 난다.
지난 여름에 스노클링을 하러 금능해수욕장을 찾고 올레길 14코스를 걸으며 다시 찾았는데 날씨가 흐려서 조금 아쉽다.
분명 조금 흐린 정도의 날씨를 예상해서 오늘 올레길을 걷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오후가 되면서 짙은 구름이 하늘을 덮었다. ㅠㅠ
올레길 14코스는 정말 비양도 하나 뿐이다.
물론 금능해수욕장과 협재해수욕장도 좋았지만 시즌도 아니고 바람도 쎄게 부는 날이어서 마주 보는 비양도 풍경 밖에 좋은 게 없었다.
금능해수욕장에서 돌하루방을 앞에 두고 사진을 찍어 보기도 하고~
해녀조각상의 배경으로 비양도를 담아 보기도 했다.
금능해수욕장과 협재해수욕장 사이에 돌무더기가 있는 곳이 사진 찍기 좋은 곳인데 흐리고 바람이 거새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이날 바람이 얼마나 쎄게 불었는지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오후 3시쯤 이날의 간조시기 인지 협재해수욕장은 꽤 많이 물이 빠져 있었다.
협재해수욕장을 지나 제법 큰 마을과 상업적인 항구인 한림항이 눈에 들어왔다.
거의 1킬로 정도를 남겨 놓은 시점이었다.
한림항은 성산항과 더불어서 조업을 위한 항구로 지금까지 다녀보니 제주도 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인 것 같다.
한림항에 도착 했을때 뭔가 시끌벅쩍해서 오일장이 선 것인가 했는데 올해 4회째인 FPC 한수풀 수산물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2019년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열렸는데 운이 좋아서 축제의 현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 어느 축제를 가도 먹을 수 있는 꼬치나 간식을 파는 곳과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서 마치 야시장 같은 분위기가 났다.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사람들도 많아서 활기가 넘쳤다.
손으로 밀어서 움직이는 작은 바이킹 같은 것도 있어서 아이들은 비양도를 옆에 두고 바이킹을 즐길 수 있었다.
이날 한끼도 못먹어서 한림항에서 가려고 했던 식당이 하필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서 기다리는 동안 축제의 현장에서 간단하게 떡볶이 한그릇을 먹었다.
아주머니도 친절하고 맛도 괜찮았지만 떡볶이가 너무 달다~ ^^;
한림항 끝쪽에 공연이 진행 되는 무대가 있고 그 양옆으로 푸드트럭과 먹거리 부스가 늘어서 있다.
마지막으로 한림항에서 비양도를 배경으로 사진 하나 담고~
비양도로 가는 승선 대합실 앞에서 올레 스탬프를 찍고 완주 인증으로 14코스를 마쳤다.
올레길 전체 완주가 목적이 아니라면 저지리에서 버스를 타고 월령리까지 이동해서 시작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정말 저지리에서 월령리까지 오는 길은 풍경도 별로고 이야기를 담을 만한 테마도 없는 사람 구경하기도 힘든 지루한 밭길일 뿐이었다.
날씨가 더 좋았다면 월령 선인장 마을부터 한림항까지의 길이 더 좋았겠지만 그동안 제주살이를 하면서 자주 왔던 곳이라서 그런 아쉬움에도 좋았다.
코스 가이드 ( Course Guide) | ||
코스명 | 코스길이 | 난이도 |
14코스 (저지리~ 한림항) |
19.1Km |
중 |
˙ 원령리 선인장 마을부터 한림항까지 13km 부터 해안가 길이어서 비양도의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지만 초반 6킬로의 밭길은 무척 지루해질 수 있어 정주행 추천 ˙ 19.1km의 코스로 장거리 이나 중간에 오름도 없고 높낮이가 있는 코스가 아니어서 페이스 조절만 한다면 크게 힘들지 않다. ˙ 코스 시작점인 저지리에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고 중간 월령리 선인장 마을 부터 종료지점인 한림항까지 가볼만한 맛집과 카페가 많음 ˙ 초반 6킬로의 밭길과 함께 만나는 숲길에는 돌무더기가 많아 발목부상 주의가 필요하며 올레길을 걷는 사람도 밭에서 일하는 주민도 많이 없어 무척 한가하고 지루할 수 있음.(저지리에서 월령리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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