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다녀온 올레길 9 코스는 짧지만 아주 힘들고 외로운 올레길이었다.
5km 넘게 능선을 따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지나는 길인데 평일이라고 하지만 마주친 사람이 2명 정도로 아주 외로운 길이었다.
올레길 9코스의 시작점과 종료점 외에는 중간에 식당과 카페도 없고 심지어는 슈퍼 조차도 없다. ㅠㅠ
그렇게 올레길 9코스의 종료지점인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에 도착하면서 눈에 띈 곳이 바로 '마라도에서 온 짜장면' 이라는 중식당이다.
사실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 주변에는 많은 식당이나 카페가 별로 없어서 선택지가 많이 없다.
그런 한적한 상권에 유기농 식품과 조미료를 뺀 자연주의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는 중식당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마라도에서 온 짜장면 집은 마치 개인 카페 같은 분위기다.
자연주의 짜장면집이라는 마짜의 한쪽 벽면에 운영철학을 담은 안내판이 있다.
여러 차례 중식당을 운영하면 점 점 자연주의 짜장면집 운영에 대한 가닥을 받았고 100명이 넘는 쇼셜 펀딩 투자자들 덕분에 현재의 마짜가 탄생 되었다.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 뿐만 아니라 파트너사들을 표기 해서 더욱 신뢰가 간다.
마짜(마라도에서 온 짜장면)을 운영하는 사장님 부부는 마라도 여행 중에 만나 인연을 맺고 결혼 하신 후에 제주와 평택에서 여러 차례 중식당을 운영 하셨다고 한다.
식당 한쪽에 어떻게 식당을 창업하고 운영 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안내판이 있다.
마라도에서 마라원이라는 중식당을 운영한 경험도 있고 남들 보다 마라도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식당 이름이 마라도에서 온 짜장면 인거 같다.
자연주의 중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마짜는 셀프 서비스 시스템으로 운영 되고 있다.
물은 물론 배식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 손님의 셀프 서비스로 운영 된다.
올레길 때문에 식사 시간을 놓쳐서 애미한 시간에 방문 하게 되었고 사장님들은 이른 건지 늦은 건지 모르겠지만 식사 중이셨다.
음식은 짜장면 한그릇을 주문 하는데도 바로 바로 정성껏 만드는지 시간이 걸렸고 덕분에 음식이 나오는 시간 동안 식당 구석 구석을 구경 할 수 있었다.
올레길 9코스 중간에 아무것도 없어서 하루 종일 커피도 못마셔서 여기서 처음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도 유기농 페루 원두다.
금전함에 1천원을 넣고 그냥 뽑아 마시면 되는데 주변에 카페도 잘 없으니 여기서 커피를 마셔야 한다.
자동 머신이어서 맛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편의점 커피 보다는 괜찮다.
드디어 내가 주문한 짜장면이 나왔다.
캐러멜 색소도 들어가지 않아서 우리가 아는 짜장면 색깔과도 많이 다르다.
하나부터 열까지 건강한 재료로 만든 마라도에서 온 짜장면
마라도나 가파도에 있는 중식당에서 자장면을 먹으면 토핑으로 톳이 들어가는 곳이 많은데 여기서는 아예 톳을 갈아서 톳면을 만들었다.
자극적인 맛이 없고 집에서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 주는 집 밥 같은 짜장면이다.
마라도에서 온 짜장면의 짜장면은 자연주의를 담은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운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짜장면의 춘장에도 캐러멜 색소를 제거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짜장면과도 느낌이 다른데 맛에 있어서는 한국의 짜장면 보다는 중국 본토의 오리지널 짜장면에 가깝다.
중국을 여행하기 훨씬 전 중학생 시절에 내게는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중국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서 이사 온 친구가 있었다.
친구네 집은 식문화에 있어서는 중식과 한식을 모두 가지고 있었는데 집에 놀러 갔을때 친구 어머니가 중국식 짜장면을 만들어 주신적이 있었다.
마라도에서 온 짜장면은 그때 그시절 친구 어머니가 정성껏 만들어준 중국식 짜장면이 생각나게 만들어준 집 밥 같은 짜장면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식은 개인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고 일부러 찾아가서 먹으라고 추천하긴 그렇지만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이나 올레길 9코스를 지나는 여행객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은 맛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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