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제주 성읍민속마을 전통문화전수관 고소리술 체험 교육

강남석유재벌 2019. 1. 2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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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를 시작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지난 연말과 연초에는 바쁜 일도 많아 건강을 챙기지 못해서 시간적인 여유는 많았지만 포스팅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제주는 낚시와 골프를 취미로 하면 정말 천국 같은 곳이지만 그런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무척 한적 할 수도도 있고 무료할 수도 있는 곳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제주살이를 하면서 다양한 취미나 공부를 하게 되는데 나 역시도 지난 1년 동안 제빵 기능사와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무언가 새로운 흥미거리를 찾다가 제주 오일장 신문에서 성읍민속마을 전통문화전수관에서 고소리술과 오메기술 체험 교육을 보게 되었다. 다른 나라 여행하면서 양조장도 둘러 볼 정도로 술을 좋아하는데 두달간 우리 전통술이자 제주의 전통술인 고소리술을 배울 수 있다고해서 전화를 걸어 신청했다.

 

고소리술 체험교육은 성읍의 민속문화전수관에서 매주 1차례 2시간씩 8주간 진행 되었다.
우리가 2018년의 몇회차인지 모르겠지만 매년 주기적으로 교육이 진행 되는 것 같다.

 

언제나 첫교육때는 더 설레이는 마음이 큰 것 같다.

교육장이 있는 성읍민속마을까지 제주시에서 부터 40분을 달려서 수업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을 했다.

너무 일찍 도착 해서 실습 교육장을 둘러 보았는데 교육을 받기 전에 제주에서는 소주를 증류하는 소줏고리를 고소리 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읍민속마을 전통문화전수관에서는 전통술을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교육을 하는데 시간이나 기타 여건을 생각해서 고소리술을 신청을 했다.

 

 

첫수업~

우리를 교육해주신 김희숙 선생님은 2018년에 대한민국 명인으로 등록 되셨다고 한다.

연말이라서 바쁘신데 수업을 진행해주셔서 명인에게 직접 교육을 받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첫 날은 우리 전통술과 제주의 술에 대한 이야기로 수업이 진행 되었다.

제주는 과거 고립 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쌀이 귀하고 자급자족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좁쌀이나 보리쌀 등 구하기 쉬운 재료로 술을 빚게 되었는데 제주의 좁쌀 중 하나인 차조를 통해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차조로 오메기떡을 만들어 담근 막걸리가 오메기술이고 그 오메기술에서 맑은 술을 고소리를 통해 증류한 소주가 고소리 술이다. 고소리 술은 제주어로 고소리 란 소줏고리로 증류해서 만든 전통 소주인 것 이다.

 

 

제주의 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니 맛과 향을 느끼기 위해 조금씩 시음을 했다.
오메기 맑은 술은 차조의 곡물향과 함께 새콤하면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소리술은 목넘김을 하고 나서 뜨거운 알콜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는데 부드러운 곡물향과 약간의 곡물맛과 드라이한 느낌이 있었다.

 

 

두번째 수업에서는 누룩 만들기로 수업이 진행 되었다.

우리 전통술을 담글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곡물을 당화 시키고 발효 시켜 알콜 성분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이 꼭 필요 한데 누룩을 만드는 것 부터 시작을 했다.

 

 

누룩은 유기농 통밀을 사용해서 만드는데 방앗간에서 거칠게 두분을 빻아서 만든다고 들었다.

 

 

두번 거칠게 간 유기농 통밀에 약간의 물을 넣고 보슬보슬 해질 정도로 섞어 준다.

통밀을 섞어주면서 제빵학원 다닐때 소보로를 만들던 기억이 났다. ^^;

 

 

물을 살짝 섞어준 통밀을 비닐을 덮은 누룩틀에 올린 후 체중을 실어 밟아주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누룩은 500g 한덩어리씩 만들어서 가져 갔는데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전통누룩은 최소 15일 이상이 되어야 완성이 되고 생산량도 적다고 한다.

선생님은 10일은 누룩에 곰팡이를 입히는 띄우기, 10일은 수분 날리기, 10일은 뒤집기, 말리기로 총 30일 한달동안 누룩이 완성된다고 하셨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숲에서 솔잎과 솔방을 줏어서 누룩 띄우기를 시도 했는데 나는 마른 잎을 썼는데 향을 입히기 위해서는 생 솔잎을 쓰는게 좋다고 한다. ㅠㅠ

 

 

세번째 수업날에는 오메기떡으로 술을 빚는 수업이 진행 되었다.

오메기떡을 만들기 위해서 차조가루를 사용하였고 술을 빚는데 물과 누룩만을 사용하여 어떤 첨가물도 사용되지 않았다.

냉동실에서 살짝 얼어 있는 차조가루를 곱게 부서서 물을 넣고 반죽을 했다.

 

 

 

원래 오메기떡은 가운데가 구멍이 뚤린 도넛 모양의 떡이라고 한다.

제주와서 몇번 오메기떡을 먹어보고 팥이 들어간 것이 오메기떡이라고 생각 했는데 고소리술 교육을 받으면서 좀 더 제주의 전통문화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도넛모양으로 반죽한 오메기떡을 끊인 물에 넣고 살짝 삶았다.

 

 

구멍이 뚫린 바가지 모양의 채로 삶아진 오메기떡을 건져 내어 절구 같은 것으로 완전하게 으깨어 섞었다.

이렇게 오메기떡으로 만든 술은 단맛이 나고 도수가 낮다고 하는데 요즘은 차조가 가격이 역전 되어서 개인이 만들기가 쉽지 않다. ㅠㅠ

 

 

완전히 으깨어 섞어준 오메기떡에 뜨거운 물을 붓고 죽처럼 질게 만들고 온도가 25도 정도로 떨어지길 기다렸다.

 

 

식힌 오메기떡에 전통 누룩을 넣고 잘 섞어 준다.

 

누룩을 막 섞고 나서 누룩의 효모와 효소가 작용을 하면서 발효가 시작 되었다.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거품이 올라오면서 숨을 쉬는 것을 알 수 있다.

 

발효는 실온에서 약 일주일 정도 시켜 주는데 3~4일 뒤에 누룩을 제거 해줘야 된다.

 

 

수업이 없는 날 스티로폼 박스를 열어 보니 누룩에 곰팡이가 하얗게 올라오고 있었다.

간혹 검은색 곰팡이도 생겼지만 아주 좋은 노란색 곰팡이도 많이 생겼다.

 

 

죽으로 술을 빚는 법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물의 양이 만들어가 술의 양이 많고 발효과정에서 산패가 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우리 수업에서는 물에 불린 후 빻은 소금기 없는 쌀가루로 술을 빚었다.

 

 

쌀가루를 채에 걸어서 좀 더 고운 가루를 사용을 했다.

 

 

쌀가루에 물을 넣고 잘 섞어 준 후에 물을 끓인 솥에 넣고 죽을 만들었다.

 

 

죽을 만들고 뜸을 10분 정도 들인 후에 25도까지 식히고 전통 누룩을 넣고 섞어 주었다.

 

 

마찮가지고 발효가 진행 되는데 하루에  2~3번 섞어 줘야 한다.

48시간 뒤에 덧밥을 투입 해야 하는데 이 날 수업에서는 덧밥을 투입 할 수 없어서 설명만 들었다.

 

 

세번째로 범벅으로 술을 빚는 방법이 수업이 있던 날은 물이 끓기전 막간을 이용해 집에서 찬밥 한공기와 누룩을 넣고 시중의 막걸리를 넣어서 간편하게 동동주를 만드는 법도 알려 주셨다.

 

 

범벅으로 빚는 술은 끊는 물에 쌀가루를 바로 넣고 섞어 준 후 마찮가지로 25도로 식힌 후에 전통 누룩을 잘 섞어 주면 되는 방법이다.

 

 

전통 누룩을 섞어 준 후의 방법은 죽으로 빚는 방법과 동일하다.

 

 

수업 중간에 쉬는 날에 직접 술 빚기를 도전 했는데 집은 원룸이어서 작업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막걸리펍 문희의 주방을 빌려서 작업을 했다.

죽으로 빚는 방법으로 첫 막걸리 빚기를 도전 했는데 첫번째 실수는 불리지 않은 쌀을 갈아서 넣었다. ㅠㅠ

두번째 실수는 정갈한 마음으로 술을 빚어야 하는데 그날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술을 빚었다.

문희 쉐프의 도움으로 어찌 어찌 술을 빚고 2일 뒤에 다시 찾아서 술에 덧밥 작업을 진행 했다.

먼저 1차적으로 발효가 된 술을 확인 했다.

 

 

그리고 덧밥으로 찹쌀을 사용했는데 가볍게 잘 씻어서 찌기전에 물에 불리는 작업을 했다.

 

 

 

그사이에 밑술에서 누룩을 걸러 내기 위해 채망을 사용을 했다.

 

 

 

누룩을 걸러낸 밑술 완성~

 

 

찐 찹쌀을 잘 펼쳐서 식힌 후에 밑술과 섞어줬다.

그리고, 2~3일은 잘 섞어 줘야 한다고 들었는데 세번째 실수는 무려 일주일은 섞어 줬다. ㅡ,.ㅡ;

 

 

수업 6일차에 고두밥 술로 빚는 방법을 배웠는데 지금까지 중에 제일 간단 했다.
먼저 물에 2시간 정도 불린 쌀을 찐다.

 

 

물을 섞어 누룩의 효모를 활성화 시킨 누룩물을 만드는데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누룩물에서 누룩을 제거 한 후에 식힌 쌀을 넣고 잘 섞어 주면 된다.

이 방법이 제일 간단하고 열흘 만에 청주가 나올 정도로 작업 속도도 빠르다고 한다.

 

 

술 빚기 방법은 고두밥 술이 마지막이었고 마지막 수업에는 고소리로 증류해서 고소리술을 내린 것으로 수업이 진행 되었다.

먼저 고소리가 어떤 구조로 되어서 어떻게 증류되어 술이 나오는 지에 설명을 들었다.

 

 

선생님이 만든 오메기술 맑은 술을 가마솥에 넣고 고소리를 결합하여 끊이기 시작 했다.

 

 

밀가루와 물을 섞어 만든 시루 번으로 고소리와 솥의 이음새, 그리고, 위에 두껑 부분의 이음새에 시루번을 붙여서 뜨거운 김이 새는 걸 막아 줘야 한다.

 

 

 

술은 물보다 기화가 빨라서 좀 더 낮은 온도인 70도부터 기화가 된다고 한다.

뚜겅의 찬물을 만나 기화된 술은 다시 액화가 되어서 증류된 고소리술이 떨어진다.

 

처음에 한 잔 정도는 나쁜 에탄올 성분이 있어 버리고 그 다음부터 술을 모은다고 한다.

아주 진하고 거친 도수의 고소리 술을 한잔 마셨는데 거칠 지만 좋았다.

 

 

수업은 아쉽게도 고소리 술을 내리는 것으로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그 다음 주에도 마지막 수업이 있었는데 이론과 실습은 거의 끝난 데다가 제주에 눈이 와서 선생님이 안전상의 문제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으셨다.

그래도 마지막 수업에 사은회 비슷하게 케이크라도 사들고 가려고 했는데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끝나게 되어 아쉬웠다.

 

 

수업을 듣고 문희에서 내리고 있던 내 술의 상태는 생각보다 별로 였다.

온도가 낮은 것도 있지만 덧밥을 넣고 너무 오래동안 자주 섞어 준것이 원인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술을 문희 쉐프와 반반씩 나누어서 가졌다.

2리터가 안되는 것과 500ml는 집에 들어와서 냉장고에서 숙성을 했다.

생막걸리는 계속 발효가 되어서 뚜껑을 꽉 닫으면 안되는데 꽉 닫아서 빵빵해 졌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다.

 

 

연말에 몸이 안좋아서 더이상 술을 마시지 못했고 2019년 초가 되어서야 동호회 사람들과 문희에서 내가 만든 막걸리를 함께 마셨다.

 

 

여러 실수도 있었지만 처음 치고는 그래도 제법 괜찮은? 맛이 나왔다.

새콤 달콤한 맛에 산패가 되었나 생각 했는데 그런 맛은 아니었고 나중에 책을 찾아 보니 전통누룩만으로 전통방식으로 만든 막걸리는 첨가물이 없어서 새콤한 맛이 난다고 한다.

 

 

 

 

이렇게 제주살이 1년 동안 마지막 두달은 제주 전통술인 고소리술 체험 교육을 받게 되었다.

제주시에서 제주시로 이사를 하며 다시 제주살이 1년을 더 연장하게 되었는데 계속 술을 빚어볼 생각에 좀 더 작업하기 편한 공간이 있는 집을 구하게 되었다.

얼마나 더 만들게 될지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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